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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는 시작할 집을, 신혼부부에게는 아이를 키울 집을, 장년층에게는 안정된 집을,

by didim8204 2026. 8. 21.

서울시가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 496가구를 공급한다. 강남·서초 등 선호지역의 신축 아파트가 포함되고, 출산하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보증금 분할납부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저출생 시대에 결혼과 출산을 지원하고 젊은 세대의 주거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정책은 계속 확대되는데, 수십 년 동안 한 지역에서 살아온 장년층과 노년층의 ‘계속 살 권리’는 누가 지켜주는가.
최근 부동산 세제개편을 둘러싸고 바로 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실제로 “세금 낼 돈이 없으면 집을 팔고 지방으로 가라”고 공식적으로 말한 것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도권 고령 1주택자가 집을 처분하고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이 나오면서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고령층에게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라는 정책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안철수 의원은 이를 두고 서울 강남의 60·70대에게 사실상 “집을 팔고 수도권을 떠나라는” 정책이라고 비판했고, 나경원 의원 역시 장기 거주 고령자를 향해 “세금 낼 돈 없으면 짐 싸서 동네를 떠나라는 거냐”고 반문했다. 이는 정부의 직접 발언이 아니라 세제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라는 점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정치적 공방보다 현실에 있다.

40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살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40년 동안 현금 부자가 된 것은 아니다. 집값이 올랐어도 은퇴 후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의 장기 거주 고령층 가운데 보유세 부담 때문에 이주를 걱정한다는 사례도 보도되고 있다.
집은 단순한 투자상품이 아니다. 30년, 40년을 살아온 동네에는 가족의 역사와 이웃, 병원, 시장, 친구 그리고 한 사람의 인생이 함께 쌓여 있다.

따라서 청년에게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어주는 것만큼 노년층에게 **‘살던 곳에서 계속 살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도 주거복지다. 고령 1주택자의 장기거주 기간과 실제 소득을 반영한 세 부담 조정, 납부유예·상속 시 정산 방식, 연금과 연계한 주거지원 등 보다 세밀한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청년과 노인을 서로 경쟁시키는 정책이어서는 안 된다.
청년에게는 시작할 집을,
신혼부부에게는 아이를 키울 집을,
장년층에게는 안정된 집을,

어르신에게는 평생 살아온 집에서 존중받으며 늙어갈 권리를.
이것이 진정한 주거복지 아닐까. 대한민국의 주택정책은 이제 ‘누구에게 집을 더 줄 것인가’를 넘어 모든 세대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한 사람의 삶의 터전이며, 마지막까지 지켜져야 할 존엄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