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희망타운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한국 주택정책이 가야 할 길
최근 분당 생활권인 성남낙생지구에서 공급되는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는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총 1,400가구 가운데 933가구가 신혼희망타운 공공분양으로 공급되며, 분양가상한제와 연 1.3% 고정금리의 정책모기지, 최대 LTV 70%, DSR 미적용이라는 파격적인 금융혜택이 제공된다. 입지 또한 판교테크노밸리와 분당 업무지구를 배후에 두고 있어 실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기사의 주요 내용은 실제 모집공고와 일치하는 내용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책대출은 과연 집값 문제의 해결책인가, 아니면 또 다른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되는가? 과거 정부들은 집값이 오를 때마다 대출을 규제하거나, 반대로 실수요자를 위해 정책대출을 확대하는 방식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 금융지원만 확대되면 결국 수요만 늘어나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번 단지도 마찬가지다. 분양가상한제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지만, 희소성이 매우 크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다. 결국 당첨자는 큰 혜택을 누리지만 대부분의 무주택자는 다시 시장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장점은 분명하다.
*첫째, 초기 자금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연 1.3%의 장기 고정금리는 현재 시장금리와 비교하면 매우 경쟁력이 있다.
*둘째,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신혼부부의 소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셋째,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므로 일반 민간분양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된다.
*넷째, 국공립 어린이집과 돌봄센터, 층간소음 저감 설계 등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생활환경을 고려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러한 정책은 주거사다리를 복원한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구조적인 한계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대출이 공급 확대를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금융지원만 확대하면 결국 경쟁률만 높아지고 당첨 여부가 운을 좌우하는 '복권 청약'이 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수익공유형 모기지이다. 초기 금리는 매우 낮지만 향후 주택가격 상승 시 일정 부분의 시세차익을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 즉, 일반 주택담보대출처럼 모든 자산 증가가 개인에게 귀속되는 구조는 아니다. 또한 신혼희망타운은 입주자격, 실거주 의무, 전매 제한 등 다양한 공공주택 규제를 함께 감수해야 한다.
해외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일본은 대규모 공공분양보다 민간 공급 활성화에 무게를 둔다.
용적률 완화와 민간 재개발을 적극 지원하며 장기 고정금리의 플랫35와 같은 정책금융을 운영하지만 시장 공급 자체를 늘리는 데 더 집중한다.
금융보다 공급이 우선이라는 철학이다.
🇪🇺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공공임대 비중이 높다.
그러나 최근 독일 베를린의 임대료 규제처럼 가격만 통제하고 공급을 늘리지 못했던 정책은 위헌 결정과 함께 시장 혼란을 초래했다.
규제만으로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 뉴욕
뉴욕은 임대료 안정제도를 오래 운영해 왔다.
하지만 지나친 임대료 규제로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감소하고 노후화가 심해졌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에는 민간 개발을 촉진하는 세제지원과 공급 확대 정책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앞으로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가.
*첫째,
정책대출 확대보다 공급 확대가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공공분양만으로는 부족하다.
민간 정비사업과 재건축, 재개발이 동시에 활성화되어야 한다.
*셋째,
건설원가 상승을 반영하는 현실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공사비는 계속 오르는데 분양가는 억제하면 결국 공급은 줄어든다.
*넷째,
청년과 신혼부부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싼 대출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충분한 주택이다.
맺음말
이번 성남낙생 공공분양은 분명 좋은 정책상품이다.
특히 신혼부부에게는 현재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금융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것이 대한민국 주택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금융은 수요를 지원할 뿐이다.
집을 만드는 것은 공급이다.
유럽도, 뉴욕도, 일본도 결국 공급 부족 앞에서는 정책금융과 가격규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한국 역시 같은 길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정책대출은 '주거사다리'의 한 칸일 뿐이다. 그 사다리가 끝까지 이어지려면 공공과 민간이 함께 공급을 확대하고, 건설이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택시장은 대출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충분한 공급이 있을 때 비로소 가격도 안정되고, 청년도, 신혼부부도, 서민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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