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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오르는 이유는 예측 가능한 정책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미래의 주택 공급이다

by didim8204 2026. 6. 15.

최근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심상치 않다. 사업을 포기하는 시행사와 건설사가 늘고 있으며, 이미 선정된 사업장조차 착공을 미루고 있다. 원인은 명확하다. 사업의 기본 전제가 되었던 금융 환경이 급격히 변했기 때문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은 일반 분양사업과 다르다. 사업자가 주택을 건설한 후 즉시 분양하여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가 아니라 최대 10년 동안 임대 운영을 해야 한다. 따라서 사업성의 핵심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금융비용에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불과 1년 사이 2%대 후반에서 4%대 초반까지 급등했다. 사업 계획 수립 당시와 비교하면 금융비용이 사실상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건설사업은 하루아침에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토지 확보부터 인허가, 자금 조달, 착공까지 수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사업자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투자한다. 문제는 정부 정책과 금융 환경이 단기간에 급변하면 그 미래 예측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예측 가능한 정책은 건설산업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도로, 철도, 주택, 산업단지와 같은 국가 기반시설은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계획된다. 그런데 사업 도중 금리 기준이 급격히 상승하고, 기금 출자비율이 축소되며, 감정평가 기준까지 강화된다면 사업자는 처음 계산했던 수익성과 전혀 다른 현실을 맞이하게 된다. 결국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공급 위축이다. 사업자는 신규 사업을 포기하고 금융기관은 대출을 줄인다. 착공 예정 사업장은 연기되고 인허가를 마친 사업조차 중단된다. 이 시점에서는 시장에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3년에서 5년 뒤에 나타난다. 오늘 착공하지 못한 주택은 3년 후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중단된 임대주택 사업은 몇 년 뒤 공급 부족으로 이어진다. 공급 부족은 결국 전세가격 상승과 월세 상승으로 연결되고, 가장 큰 피해는 무주택 서민과 청년층이 받게 된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 전월세 시장 불안도 과거 공급 감소의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공급은 하루아침에 늘릴 수 없지만 부족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반면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이 유지될 경우 장점도 분명하다.
*첫째, 민간 자본이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에 참여한다.
*둘째, 금융기관은 안정적인 사업으로 평가하여 자금을 공급한다.
*셋째, 건설사는 미래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넷째, 정부는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도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
*다섯째, 국민은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도 이러한 이유로 주택 정책의 연속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정권이 바뀌어도 주택 공급 정책의 큰 틀은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자가 10년 후를 예측할 수 있어야 투자와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지면 단점은 더욱 크다. 사업 포기 증가, 공급 감소, 금융시장 위축, 건설사 부실, 일자리 감소, 임대료 상승, 주택가격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중견·중소 건설사는 이러한 변화에 가장 취약하다. 대형 건설사는 자금력으로 버틸 수 있지만 중소 건설사는 금융비용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된다. 결국 건설산업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공급 주체는 더욱 줄어든다. 건설은 단기 경기 정책의 수단이 아니다. 건설은 국가의 미래를 만드는 산업이다. 오늘의 착공은 3년 뒤 입주가 되고, 오늘의 공급 감소는 5년 뒤 주택난이 된다. 따라서 정부는 시장을 통제하기 위한 단기 정책보다 예측 가능한 중장기 공급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 지금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장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은 단순히 일부 사업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미래 주택 공급 부족을 알리는 경고등일 수 있다. 국가 주거안정의 핵심은 규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급이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공급은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 속에서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