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재건축은 단순한 노후 아파트 정비사업이 아니다. 기존 5540가구를 최고 45층, 약 9218가구 규모로 바꾸는 미니 신도시급 사업이다. 문제는 단지 중앙의 올림픽프라자상가와 BNK스포츠센터 약 7000평을 정비구역에서 제외한 채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상가 제척’이다.
상가 제척의 장점은 분명하다. 첫째, 조합설립과 사업시행인가까지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재건축은 시간이 곧 비용이다. 공사비, 금융비, 설계비, 물가상승률이 누적되면 조합원 분담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둘째, 상가 소유자와의 권리가액 산정, 영업손실, 상가 재배치, 아파트 입주권 요구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셋째, 아파트 조합원 입장에서는 일반분양 물량과 사업성을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은 더 구조적이다. 단지 한복판의 중심 상가를 남겨둔 채 주변 아파트만 새로 짓는다면 도시계획상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재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일이 아니라 도로, 보행, 상업, 공원, 커뮤니티 기능을 새로 짜는 도시 재편이다. 중심부 7000평이 빠지면 신축 단지 안에 낡은 상업시설이 섬처럼 남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미관·동선·방재·주차·상권 계획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적으로 핵심은 “상가를 반드시 포함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제척 절차가 적법하고 합리적이었느냐”다. 도시정비법상 재건축 조합설립에는 공동주택 각 동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전체 구분소유자 및 토지면적 요건 등 동의요건이 문제 된다. 최근에는 일부 상가가 동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토지분할 또는 정비구역 변경을 통해 제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도시정비법 제67조는 일정한 경우 토지분할 청구와 협의를 예정하고 있고, 법률 실무에서도 일부 상가동 제척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제시된다.
대법원도 상가를 제외한 재건축 문제가 곧바로 당연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 바 있다.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두56787 판결은 기존 아파트지구의 정비구역·정비계획 간주 문제와 함께, 상가 대지를 제외한 조합설립인가 하자가 당연무효인지 판단하면서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야 무효”라는 행정처분 무효 법리를 확인했다. 즉 상가 제척이 항상 위법도 아니지만, 반대로 절차와 합리성이 부족하면 취소소송·무효확인소송·정비구역 지정처분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상가 소유자들이 주장할 수 있는 법적 쟁점은 세 가지다. 첫째, 동일 단지성과 형평성이다. 등기나 이용 구조상 중심상가가 단지 기능의 일부라면, 다른 분산상가는 포함하면서 중심상가만 제외한 이유가 합리적인지 다툴 수 있다. 둘째, 절차적 정당성이다. 상가 전체 소유자의 의사가 아닌 임시관리인의 공문만으로 독립 재건축 의사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셋째, 재산권 침해다. 상가가 빠진 재건축으로 주변 환경이 급변하고 상권 가치가 변동된다면, 상가 소유자는 행정계획의 합리성·비례성·평등원칙 위반을 주장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아파트 추진위도 강한 논리를 갖는다. 상가 소유자들의 의사가 통일되지 않았고, 상가가 아파트 입주권까지 요구할 경우 일반분양분 감소와 조합원 분담금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63조 제2항은 재건축에서 부대시설·복리시설 소유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상가를 공급하고, 예외적으로 일정 요건이 있을 때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상가 조합원에게 주택을 넓게 공급하려면 법령 기준 또는 조합원 전원 동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재정부담금도 사업의 큰 변수다. 재건축에는 조합원 분담금뿐 아니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상 재건축부담금, 기반시설 부담, 공공기여, 기부채납, 임대주택 또는 공공시설 제공 부담이 함께 작동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은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한 초과이익을 재건축부담금으로 징수하도록 규정한다. 상가를 포함하면 권리가액 산정, 영업보상성 비용, 상가 재배치, 분양수입 배분 문제가 추가된다. 상가를 제외하면 그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대신 도시계획 완성도 하락과 향후 소송비용·사업지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결국 올림픽선수촌 재건축이 어려운 이유는 ‘상가가 욕심을 부린다’거나 ‘아파트가 배제한다’는 단순 구도가 아니다. 대단지 재건축은 권리관계가 복잡한 도시 재편 사업이고, 상가·아파트·지자체·미래 입주민의 이해가 충돌한다. 상가는 단지의 생활 기능을 담당해 왔고, 아파트 조합원은 막대한 분담금과 사업 지연 위험을 부담한다. 지자체는 도시계획의 완결성과 행정절차의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세 가지다. 첫째, 상가 포함안과 제척안을 각각 놓고 사업성, 분담금, 공공기여, 동선, 경관, 교통영향을 공개 비교해야 한다. 둘째, 상가 소유자 전체의 적법한 의사 확인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셋째, 독립정산제나 별도 권리가액 평가를 전제로 상가가 부담할 몫과 받을 권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올림픽선수촌의 상가 제척 전략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전략은 아니다. 그러나 7000평 중심부를 도려낸 재건축이 도시적으로 성공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속도전은 분담금을 줄일 수 있지만, 반쪽 계획은 수십 년 갈 도시의 흉터가 될 수 있다. 이 사업의 성패는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새 단지가 하나의 도시로 기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