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지원, 뒤에서는 세금·대출규제…국민의 지갑은 정말 나아졌을까?
강남 매물은 1만건 돌파하고 단속카메라는 6년 새 3.36배…정책의 숫자보다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경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와 민생 안정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에서 나타나는 숫자를 보면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은 조금 복잡하다.
최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09건에서 6만7,008건으로 10.9% 증가했다. 특히 증가분의 51%가 강남3구에 집중됐다.
강남구는 9,453건 → 1만897건, 서초구는 7,630건 → 8,787건, 송파구는 5,099건 → 5,865건으로 각각 약 15% 증가했다. 반면 노원·강북의 증가율은 서울 평균보다 낮았고 도봉구는 오히려 3.6% 감소했다.
이는 세제개편과 대출규제가 모든 지역에 똑같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격대와 보유자의 자산구조에 따라 시장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울시 자료에서도 7월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4,681건으로 4월 고점보다 47.5% 감소했지만, 가격은 전월보다 1.41% 상승했다. 거래가 줄었다고 반드시 가격까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집은 공급한다는데, 살 돈은 더 구하기 어렵다
정부는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실수요자는 LTV·DSR 등 대출규제와 높은 금리, 세금과 높은 분양가를 동시에 계산해야 한다. 건설업계 역시 PF가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심사와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
결국 시장에는 역설이 생긴다.
“집을 공급하겠다는 정책과 그 집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제한하는 정책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공급 숫자를 아무리 늘려도 실수요자의 구매력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정상적인 시장을 만들기 어렵다.
도로에서는 또 다른 숫자가 보인다
교통단속 역시 한번 생각해볼 만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무인교통단속장비는 2019년 8,576대에서 2025년 2만8,780대로 증가했다. 6년 만에 약 3.36배, 증가율로는 **236%**다. 경찰은 민식이법 시행 이후 어린이보호구역 등의 단속 강화가 장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과태료·범칙금 수입 역시 증가했다.
2019년 8,214억원 → 2023년 1조2,237억원. 약 49% 증가했다. 특히 범칙금은 감소한 반면 무인카메라 등에 의해 부과되는 과태료는 건수와 금액 모두 증가했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국민 입장에서는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단속카메라 3.36배 증가
과태료·범칙금 수입 약 49% 증가 물론 이것만으로 “정부가 세수를 걷기 위해 카메라를 늘렸다”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교통단속의 첫 번째 목적은 당연히 사고 예방과 생명 보호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카메라를 얼마나 설치했느냐가 아니라 실제 사고와 사망자를 얼마나 줄였느냐가 정책의 성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짧은 구간에서 제한속도가 반복적으로 바뀌거나 운전자가 단속장비를 뒤늦게 인식하는 도로가 있다면, 단순히 법정 설치기준 충족 여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충분히 예측하고 안전하게 감속할 수 있는 도로환경인지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얼마를 줬느냐’가 아니라 남은 돈이다
정부의 민생지원도 필요하다. 교통안전을 위한 단속도 필요하고, 가계부채를 막기 위한 대출규제도 필요하며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는 세제도 필요하다.
문제는 각 정책을 따로 보면 타당해도 모두 합쳐졌을 때 국민의 삶이 실제로 나아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세금과 각종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주택공급을 확대하면서 정작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이 지나치게 낮아진다면 국민이 정책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책은 발표 금액이나 공급 목표가 아니라 최종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집을 몇 채 공급한다고 발표했는가보다 실제 몇 채가 완공됐는가.
단속카메라를 몇 대 설치했는가보다 교통사고가 얼마나 줄었는가.
국민에게 얼마를 지원했는가보다 한 달 뒤 국민의 지갑에 실제 얼마가 남았는가.
이것이 진짜 민생의 숫자라고 생각한다.
정책은 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 무엇이 실제로 남았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팩트체크 자료: 서울 아파트 매물 수치는 아실 집계를 인용한 8월 27일 보도와 일치한다. 무인단속장비 8,576대→2만8,780대는 경찰청 발표 수치다. 교통 과태료·범칙금은 확인 가능한 경찰청 제출자료 기준 2019년 8,214억원→2023년 1조2,237억원이다. 따라서 ‘현재 1조5천억원을 걷고 있다’는 표현은 근거가 확인될 때까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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