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미분양 시작되나? 15억 아파트 사려면 현금 13억…
무너지는 실수요 공식
서울 아파트 가격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최근 서울 분양시장을 바라보면서 단순히 “서울이니까 결국 팔린다”는 공식이 앞으로도 계속 통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보면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문제가 이어지고 있고, 아직 서울 전체를 ‘미분양 사태’라고 표현할 단계는 아니다. 문제는 고분양가와 대출규제가 동시에 실수요자의 구매력을 빠르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15억원 아파트, 대출 6억원이면 살 수 있을까?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에는 주택가격별 한도와 LTV·DSR 규제가 함께 적용된다.
주택가격별 주담대 한도는 대략 다음 구조다.
15억원 이하 :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 최대 2억원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15억원이라는 경계선이다.
15억원 이하에서는 최대 6억원이지만 15억원을 조금만 넘어도 가격별 대출한도가 4억원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최대한도’다. 실제 직장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은 DSR 심사에서 다시 결정된다.
평균적인 30~60대 직장인은 얼마나 빌릴 수 있을까?
통계청 임금근로일자리 소득자료를 보면 월평균
소득은 30대 약 386만원,
40대 451만원,
50대 429만원,
60세 이상 약 250만원 수준이다.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3,000만~5,400만원대다.
다른 부채가 전혀 없다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을 놓고 DSR을 단순 적용해도 앞서 계산한 대출 가능액은 대략 1억5천만~2억7천만원 수준이다.
그렇다면 15억원 아파트를 구입할 때 필요한 자기자금은 어떻게 될까?
30대는 약 13억2천만원, 40대 약 12억9천만원, 50대 약 13억원, 60대 이상은 약 14억원에 가까운 현금이 필요할 수 있다. 여기에는 주택가격뿐 아니라 취득세·지방교육세·등기비용·채권할인 등 취득 부대비용까지 고려했다. 물론 실제 대출액과 세금은 개인의 기존 부채, 대출금리와 만기, 주택 수, 면적, 규제지역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럼에도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연봉 5천만원 직장인에게 15억원 아파트는 ‘소득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는 소득이 안정적이고 일정한 자기자본이 있으면 은행대출을 이용해 집을 사고 장기간 원리금을 갚는 것이 일반적인 내 집 마련 방식이었다.
지금 서울의 고가 신축아파트는 상황이 다르다.
연봉이 얼마냐보다 이미 현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해지고 있다.
15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는데 약 13억원에 가까운 자기자본이 필요하다면 평범한 근로소득자에게 이것은 사실상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시장’이 아니다. 이미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참여하는 시장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분양가는 계속 상승한다.
건설사 역시 토지가격, 자재비, 인건비, 금융비용 상승 때문에 무작정 분양가격을 낮추기 어렵다. 결국 시장에는 이상한 모순이 발생한다. 건설사는 싸게 공급하기 어렵고, 실수요자는 비싸서 살 수 없다. 그래서 서울 미분양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
현재 공식 통계만 가지고 “서울 미분양 사태가 이미 시작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서울이라고 해서 미분양에서 영원히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분양가격이 실수요자의 구매력을 지나치게 넘어가고 대출까지 막히면 살 사람이 줄어든다. 처음에는 일부 고분양가 단지의 계약포기로 시작될 수 있다. 그다음 무순위 청약이 증가하고, 결국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가격까지 높은 사업장부터 미분양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앞으로 봐야 할 것은 단순한 청약 경쟁률이 아니다.
실제 계약률, 계약취소 물량, 무순위 물량, 준공 후 미분양 그리고 분양가 대비 주변 시세를 함께 봐야 한다.청약자가 많다고 반드시 계약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집값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살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가격 상승보다 더 위험한 신호는 수요자의 구매력이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다.
15억원의 집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그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계속 줄어드는데도 16억원, 17억원, 18억원으로 분양가격이 올라간다면 시장은 결국 어느 지점에서 저항하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 서울 주택시장을 판단할 때는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인가, 떨어질 것인가”라는 질문 하나만 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현재 가격의 아파트를 실제로 살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남아 있는가?” 저는 이것이 향후 서울 신규분양 시장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은 감(感)이 아니라 숫자와 데이터로 판단해야 한다. 고분양가와 대출규제, 가계소득 사이의 간격이 더 벌어진다면 서울에서도 미분양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 본 글의 대출금액은 평균소득을 이용한 단순 추정치이며 실제 대출한도는 차주의 소득·기존 부채·금리·만기·대출상품 및 금융회사 심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취득세 역시 주택 수와 취득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료 근거 : 국토교통부 주택통계, 금융위원회 가계대출 관리방안 및 DSR 관련 자료, 통계청 임금근로일자리 소득자료, 지방세법
디딤종합건설(주) · (주)디딤건설
건축·부동산·도시개발을 현장의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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