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국에 약 3만 가구의 신규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공급 규모만 보면 얼어붙었던 분양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 바라보는 현실은 조금 다르다.
분양 물량이 증가했다는 숫자만으로 공급난이 해결된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우선 공급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전체의 약 70%가 경기와 인천에 몰려 있고, 서울은 겨우 1000여 가구 수준이다. 결국 수요가 가장 집중되는 서울에서는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서울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분양 물량'과 '실제 입주 물량'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이다.
이번에 청약을 받는 아파트 대부분은 실제 입주까지 3~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시장이 겪고 있는 전세난이나 입주 물량 부족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착공과 인허가 확대인데, 최근 몇 년간 공사비 상승과 금융 규제로 착공 자체가 감소한 상황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공급 부족은 여전히 우려된다.
분양가 역시 부담이다.
철근과 시멘트, 인건비, 금융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건설 원가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결국 신규 분양가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분양 물량이 많아져도 실수요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라면 공급 확대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청약시장도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예전처럼 분양만 하면 완판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교통과 교육, 직장 접근성, 미래 개발 가능성이 뛰어난 단지에만 청약자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미분양 위험이 커지고 있다. 공급은 늘지만 수요는 더욱 선별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역시 단순히 분양 물량만 늘리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사비 안정화, PF 금융 정상화, 인허가 절차 개선, 착공 활성화가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공급 확대가 가능하다. 숫자만 늘어난 분양 계획은 시장 심리를 잠시 달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공급 부족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건설산업은 공급의 출발점이다.
건설사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야 분양도 늘고, 입주도 늘며, 결국 주택가격도 안정된다. 공급은 착공에서 시작되고, 착공은 사업성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
7월의 3만 가구 분양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이것을 공급난 해소의 출발점으로 만들 것인지, 일시적인 숫자 증가에 그칠 것인지는 앞으로의 정책과 시장 환경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분양 물량 증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급 시스템'**이다. 그것이야말로 집값 안정과 주거 안정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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