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평당 6355만원을 넘어섰다. 사상 처음으로 평당 6000만원 시대가 열린 것이다. 언론은 연일 "고분양가"를 이야기하고 국민들은 "집값이 너무 비싸다"고 말한다. 하지만 건설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한 가지 묻고 싶다.
과연 분양가 상승만큼 시공단가도 정상적으로 반영되고 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분양가가 상승했다고 해서 건설사의 수익이 비례해 증가하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최근 수년간 건설사들은 급등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금융비용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공사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철근 가격은 코로나 이후 수차례 급등했고, 레미콘과 시멘트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기능공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은 이제 구조적 문제가 되었다. 과거 하루 20만원 수준이던 기능공 인건비가 현재는 35만~4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흔하다.
문제는 분양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토지비와 금융비용 상승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분양가가 평당 6000만원을 넘어섰다고 해서 건설사가 평당 6000만원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실제 사업비를 들여다보면 토지 매입비와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PF금리 상승 이후 금융비용은 과거보다 몇 배 이상 증가했다. 결국 소비자는 비싼 분양가를 부담하고 있지만 정작 시공사는 충분한 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평당 6000만원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계층은 점점 제한된다. 고소득 전문직, 자산가, 다주택자, 법인 투자자 등 일부 계층만 신규 주택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중산층과 청년층은 청약 당첨이 되어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결국 임대시장에 머물게 된다. 주택은 더 이상 거주의 공간이 아니라 자산계층을 구분하는 신분증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지속된다면 향후 대한민국 주택시장은 두 개의 시장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쪽은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신축 아파트를 계속 매입하며 자산을 증식하는 시장이다. 다른 한쪽은 높은 전세금과 월세를 부담하며 평생 내 집 마련 기회를 얻지 못하는 시장이다.
이미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이러한 양극화가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 베를린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임대료 폭등에 대한 반발로 임대료 상한제와 각종 규제가 도입되었지만 공급 감소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한국 역시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분양가를 억누르는 정책보다 공급을 늘리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건설사가 적정 이윤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공사비를 인정하고, 과도한 금융비용을 낮추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공급과 수요다.
공급을 늘리지 못한 채 가격만 통제하려 한다면 시장은 더 왜곡될 것이다.
평당 6000만원 시대의 진짜 문제는 분양가 자체가 아니다. 그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과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격차가 계속 커진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주거 사다리는 사라질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분양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왜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는지, 그리고 왜 시공단가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지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건설사는 집을 짓는다.
그러나 지금의 시장은 집을 짓는 사람도, 집을 사는 사람도 모두 힘들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평당 6000만원 시대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가장 큰 경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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