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과 조세정책 사이에서 길을 찾다최근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보유세 강화 등을 검토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정책 당국은 부동산 시장의 형평성을 높이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집주인과 무주택자의 이해관계를 넘어 헌법상 재산권 보장, 조세 형평성, 주택 공급정책 등 국가 경제 전반과 연결된 중요한 논쟁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특혜인가, 인플레이션 보정장치인가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장기간 보유한 부동산을 매도할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비판론자들은 이를 "고가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강남권 고가 주택 소유자들이 상당한 세제 혜택을 받아왔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반면 옹호론자들은 장특공제가 단순한 특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보정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30년 전 3억원에 구입한 주택이 현재 30억원이 되었다고 해서 27억원 전부가 실질적인 이익은 아니다. 그 기간 동안 화폐가치 하락과 물가상승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장기보유 자산에 대해 단기 자산보다 낮은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영국·캐나다·호주 등도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상 혜택을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즉 장특공제는 단순한 부자 감세가 아니라 장기 투자에 대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는 기능도 수행해 왔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가
헌법 제23조는 재산권 보장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여러 결정에서 재산권은 절대적 권리가 아니라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
대표적으로 헌법재판소는 종합부동산세 위헌소송과 관련하여 "조세정책은 입법자의 광범위한 재량 영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조세정책이 과도하여 사실상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조세평등주의에 반할 경우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도 판단해 왔다. 따라서 장특공제 폐지나 보유세 인상 자체가 위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책 목적과 효과 사이의 비례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논란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세금 강화 정책의 성공 사례
싱가포르
Singapore는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부동산 안정화 사례로 평가받는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과 달리 싱가포르는 세금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킨 것이 아니다.추가취득세(ABSD), 대출규제, 보유세 강화와 함께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을 동시에 시행했다. 현재 국민의 80% 이상이 공공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공급이 뒷받침된다. 즉 성공의 핵심은 세금이 아니라 공급이었다.
독일
Germany는 강력한 임대주택 시장과 안정적인 공급정책을 통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상대적으로 억제해 왔다.
독일 역시 세금 정책보다 공급 확대와 임대시장 육성에 집중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금 강화 정책의 실패 사례
일본 버블 붕괴
Japanese asset price bubble 당시 일본 정부는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결과적으로 투기 수요는 급격히 위축되었지만 건설경기와 내수가 동시에 붕괴하면서 장기 침체로 이어졌다.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물론 일본의 장기침체 원인을 모두 부동산 규제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과도한 긴축정책이 충격을 증폭시켰다는 평가가 다수 존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California 일부 지역은 환경규제와 인허가 규제로 공급이 제한되면서 높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경제학자 Edward Glaeser는 이를 공급 부족이 만든 대표적 사례로 분석했다.
결국 세금보다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장특공제 축소의 장점
*첫째, 조세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실거주 중심 시장으로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셋째, 고가 자산에 집중된 세제 혜택을 줄일 수 있다.
*넷째, 국가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집값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을 사회적으로 일부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상당한 정책적 명분이 존재한다.
장특공제 축소의 단점
*첫째, 거래 감소 가능성이다.
경제학자 Martin Feldstein이 지적한 잠금효과(Lock-in Effect)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 시장 유동성이 감소한다.
*셋째, 공급 부족 상황에서 매물 감소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넷째, 지방 근무자·해외 주재원 등 비거주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결국 해답은 공급과 예측 가능성
세계 주요 도시의 사례를 종합하면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집값 안정에 성공한 국가는 세금 정책과 공급 정책을 동시에 사용했다.
반대로 실패한 국가는 세금과 금융규제에만 의존했다.
현재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용적률 제한, 공사비 상승, 인허가 지연, 입주물량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세금만 강화한다면 거래량 감소와 시장 경직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적 대안
*첫째, 실수요자와 투기수요를 정교하게 구분해야 한다.
*둘째,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예외 규정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장특공제를 전면 폐지하기보다 보유 기간과 실거주 기간을 반영한 차등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넷째, 재건축·재개발 정상화와 용적률 합리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다섯째, 세금 정책의 잦은 변경을 줄여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결론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특혜와 인플레이션 보정이라는 두 가지 성격을 동시에 가진 제도다. 따라서 이를 선악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시장 안정과 조세 형평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세금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킨 국가는 거의 없다. 반면 충분한 공급과 예측 가능한 정책, 그리고 합리적인 조세제도를 함께 운영한 국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주택시장을 유지해 왔다.
서울 부동산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세금은 시장을 조절할 수 있지만 집을 지어내지는 못한다. 결국 장기적인 시장 안정은 조세 강화가 아니라 공급 확대와 정책 신뢰 회복, 그리고 실수요 중심의 주택정책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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