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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상승의 끝은 어디인가…서울은 뉴욕이 되어가고 있다

by didim8204 2026. 6. 22.

최근 삼성물산이 개포우성4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총 공사비는 8145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의 수주 성과로 평가하지만, 필자는 이 숫자를 보며 또 다른 걱정을 한다. 8145억원이라는 공사비는 결국 누군가 부담해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건설사는 자재값과 인건비, 금융비용, 안전관리비, 각종 규제비용을 반영해 공사비를 산정한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공사를 할 수는 없다. 결국 상승한 공사비는 조합원 분담금으로 이어지고, 다시 일반분양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공사비 상승 → 분양가 폭등 → 대출 규제 → 자산가 중심 시장 → 보유세 증가 → 주거 양극화.

지금 서울 주택시장이 정확히 이 경로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공사비는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섰고 일부 사업장은 1500만원 수준까지 등장했다. 공사비가 이 수준이라면 향후 분양가는 평당 1억~2억원에 육박하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게 될 것이다. 84㎡ 국민평형 한 채의 분양가가 40억~50억원을 넘어서는 시대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
연봉 1억원 직장인도 어렵다. 연봉 2억원 전문직도 쉽지 않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소득보다 현금 보유 능력이 더 중요해진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의 자산을 물려받은 사람, 이미 여러 채의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 수십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들만 신축 아파트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지금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과거에는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면 내 집 마련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근로소득만으로는 서울 핵심지역 신축 아파트를 구매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서울은 점점 뉴욕 맨해튼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초고가 주택은 이미 일반 시민의 주거 공간이 아니다. 글로벌 자산가들의 자산 보관 창고가 된 지 오래다. 런던 역시 마찬가지다. 도심의 초고가 주택들은 실거주보다 투자 자산의 성격이 강하다. 서울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 정책의 역설이다.
집값을 잡겠다며 대출을 규제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현금 부자들만 살아남는다. 보유세를 올리면 부자들이 부담할 것 같지만 결국 임대료와 전세가격에 전가된다.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 공급이 줄어들고, 공급 부족은 다시 집값 상승을 부른다. 시장에 개입할수록 오히려 시장 진입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서울은 점점 ‘사는 곳’이 아니라 ‘선택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래 세대다.
현재 20~30대 청년들은 결혼을 해도 집을 구하기 어렵다. 출산을 해도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 어렵다. 신축 아파트는커녕 전세조차 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주거 사다리가 끊어지면 사회의 활력도 함께 사라진다.

집값이 오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일반 국민이 노력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재건축 공사비는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인건비는 계속 상승하고, 안전기준은 강화되고, 자재비 역시 쉽게 내려가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공사비가 오르는가"가 아니라 "이 공사비 상승을 감당할 수 있는 사회 구조가 존재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처럼 간다면 서울은 세계적인 초고가 도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스카이라인 아래에서 평범한 직장인과 청년들이 밀려난다면 그것은 성공한 도시가 아니라 실패한 도시일 수 있다.

주택은 투자 상품이기 이전에 삶의 터전이다.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초고가 아파트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국민도 노력하면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지켜내는 데 있어야 한다. 지금 서울의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재건축 타워크레인들은 단순히 아파트를 짓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자산 계급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