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서울 아파트 시장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거래 신청은 줄었지만 가격은 올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은 6087건으로, 4월 8952건보다 32.0% 감소했다. 겉으로 보면 시장이 식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같은 기간 토지거래허가 신청가격은 전월보다 1.55% 상승했다. 강남3구와 용산은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고, 한강벨트와 강북·서남권도 동반 상승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수요 감소가 아니다. 핵심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다. 중과 유예 종료 전에는 세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이른바 절세 급매물이다. 그러나 유예가 끝나자 다주택자는 매도를 멈췄고, 시장에 남은 매물은 줄었다. 매수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거래량이 줄어도 가격이 오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특히 ‘세 낀 매물’ 비중이 높았다는 점은 중요하다. 4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토허 신청 1만2165건 중 다주택자 매물 실거주 유예 신청은 3311건, 27.2%였다. 세입자가 있는 집까지 거래됐다는 것은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실제 시장에 상당 부분 공급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물량이 소진된 뒤에는 공급 공백이 나타났다. 여기서 정책의 역설이 드러난다. 정부는 다주택자 매도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유예를 뒀지만, 유예 종료 후에는 오히려 매물이 잠기고 가격이 반등했다. 양도세 중과는 투기 억제 장치이지만, 동시에 매도자의 출구를 막아 시장 유통 물량을 줄이는 효과도 낳는다. 세금이 너무 무거우면 보유자는 팔기보다 버틴다. 그 결과 실수요자는 더 적은 매물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미국·일본·홍콩·싱가포르와 비교하면 한국의 특징은 더 뚜렷하다.
미국은 실거주 주택에 대해 일정 양도차익을 비과세하고, 투자용 부동산은 1031 교환제도를 통해 재투자하면 과세를 이연할 수 있다. 매도를 막기보다 자산 이동과 재투자를 유도하는 구조다. 일본은 단기 보유와 장기 보유를 구분해 단기 차익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장기 보유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투기성 단기 거래는 억제하되 장기 보유자의 출구는 열어둔다.
홍콩은 한때 외국인·다주택자·단기매도자에게 강한 인지세를 부과했지만, 부동산 침체가 깊어지자 2024년 수요억제 인지세를 폐지했다. 시장이 과열될 때는 규제를 강화하고, 침체될 때는 과감히 푸는 방식이다. 싱가포르는 반대로 다주택자와 외국인에게 높은 추가취득세를 유지한다. 다만 싱가포르는 공공주택 공급과 토지 공급 관리가 강하게 결합돼 있다. 세금만으로 시장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공급정책과 금융규제가 함께 움직인다.
한국의 문제는 규제가 너무 자주 바뀌고, 세금이 매도 결정 자체를 왜곡한다는 데 있다. 양도세 중과는 단기적으로 매물을 내놓게 만들 수 있지만, 종료 이후에는 매물을 잠그는 부작용이 크다. 특히 서울처럼 공급이 부족하고 선호 지역 수요가 강한 시장에서는 거래량 감소가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팔 사람은 줄고 살 사람은 남는” 시장이 된다. 이번 5월 서울 통계는 중요한 경고다. 거래량 감소를 시장 안정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가격이 함께 내려가고, 실수요자가 접근 가능한 매물이 늘어야 진짜 안정이다. 지금 서울 시장은 그 반대에 가깝다.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은 올랐고, 다주택자 급매물은 소진됐으며, 실수요자는 더 비싼 가격을 마주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의 목적은 투기 억제만이 아니다. 시장에 필요한 매물이 적절히 나오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무거운 양도세는 집을 팔게 만드는 세금이 아니라, 팔지 못하게 만드는 세금이 될 수 있다. 서울의 5월 통계는 바로 그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앞으로의 정책은 단순한 중과 재개가 아니라 세 가지 원칙을 가져야 한다. 첫째, 단기 투기와 장기 보유를 구분해야 한다. 둘째, 실수요자가 살 수 있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매도 출구를 열어야 한다. 셋째, 세금·대출·공급정책을 따로 움직이지 말고 함께 설계해야 한다. 서울 집값을 잡는 길은 거래를 얼어붙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시장을 움직이게 하되, 투기성 수요는 걸러내고, 실수요자에게 공급이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 5월의 숫자는 그 방향을 다시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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