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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정상화”라는 이름의 과세 경쟁,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by didim8204 2026. 6. 22.

정부가 보유세와 양도세의 대대적 개편을 예고했다. 명분은 익숙하다. “우리나라 보유세는 OECD 국가에 비해 낮다”,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초고가·다주택 보유자에게 더 부담을 지워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세금은 단순히 세율표만 놓고 비교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명목세율이 아니라 실제 납세자가 체감하는 종합 부담이다.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건강보험료 연동 부담, 상속·증여세까지 합쳐 보면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제는 결코 낮은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거래 단계, 보유 단계, 처분 단계, 승계 단계마다 세금이 중첩되는 구조다.

특히 문제는 양도세다. 독일은 사적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하면 양도차익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제도를 운영한다. 투기적 단기 거래에는 과세하지만, 장기 보유와 실거주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낮춰 자산 형성과 주거 안정을 동시에 인정한다. 일본 역시 단기 보유와 장기 보유를 구분해 세율을 달리한다. 단기 투기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지만, 장기 보유 자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반면 한국은 장기 보유자에게도 초고가, 비거주, 다주택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한다면, 단순히 투자자를 압박하는 수준을 넘어 자산의 정상적 이전과 세대 간 승계까지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네덜란드의 사례도 단순히 “복지국가이니 세금을 많이 걷어도 된다”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네덜란드는 오랜 기간 강한 복지국가 모델을 운영했지만, 자산과세와 고부담 구조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계속돼 왔다. 최근에는 Box 3 자산과세 체계를 둘러싸고 실제 수익이 아닌 추정 수익에 과세하는 방식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컸다. 복지를 명분으로 과세를 강화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산가와 기업은 세 부담을 회피할 구조를 찾고, 중산층은 이동하지 못한 채 세 부담을 떠안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 사례는 상징적이다. 그는 고율 과세를 피해 스웨덴을 떠났고, 이케아의 지배 구조 역시 네덜란드·스위스·재단 구조와 맞물려 국제적 조세 회피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는 특정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과세가 자본과 기업가 정신을 국경 밖으로 밀어내는 전형적 사례다.

한국이 경계해야 할 지점도 여기에 있다.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정책은 정치적으로는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본은 감정이 아니라 수익률과 예측 가능성에 따라 움직인다. 보유세를 올리고, 양도세를 올리고, 상속·증여세까지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 자산가는 국내에 머물 이유를 점점 잃는다. 기업 오너와 고액 자산가가 해외 법인, 해외 거주, 해외 투자로 이동하면 세수 기반은 오히려 약해진다.
일본의 장기 침체 역시 단순히 세금 하나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높은 상속세와 자산 이전 부담, 경직된 제도 환경이 기업 승계와 투자 의사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 세금은 한 번 걷으면 끝나는 돈이지만, 투자 의욕과 기업가 정신은 한 번 꺾이면 회복하기 어렵다.

부동산 세제의 목적은 투기 억제여야지, 정상적인 자산 보유와 세대 간 이전을 처벌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거주 1주택자, 장기 보유자, 기업 경영을 위해 자산을 축적한 사람, 은퇴 후 임대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까지 모두 “부자”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 과세하면 시장은 왜곡된다.

OECD 평균과 비교하려면 정확히 비교해야 한다. 단순히 보유세율만 볼 것이 아니라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상속세, 사회보험료, 공제제도, 장기보유 혜택, 실거주 감면, 물가 대비 과표 상승 속도를 함께 봐야 한다. 한국은 보유세만 떼어 보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거래세와 양도세, 상속세까지 합친 전체 부동산 세 부담은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세금은 정의의 도구일 수 있지만, 과도하면 자본 이탈의 신호탄이 된다. 정부가 정말 시장 안정을 원한다면 세율 인상보다 공급 확대, 거래 정상화, 장기보유 인센티브, 임대사업자의 합리적 퇴로 마련을 우선해야 한다.
부동산 과세의 핵심은 “더 걷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얼마나, 어떤 기준으로 걷을 것인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부자 때리기식 세제 개편이 아니라, 실거주자는 보호하고 투기적 단기 거래는 억제하며 장기 보유와 정상적 자산 이전은 인정하는 균형 잡힌 세제다.

과세가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 세금이 지나치면 집은 팔리지 않고, 매물은 잠기며, 자본은 떠난다. 그 피해는 결국 정부가 겨냥한 부자가 아니라 집을 사야 하는 중산층, 임차인, 청년 세대에게 돌아간다.